며칠 전 다녀온 까투 폭포를 소개합니다.

저는 사실 바다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말이죠.

푸켓 바다는 훨씬 덜하지만 특유의 바다냄새에 생선 비린내가 섞여있는데다가 고온 다습한 날씨가 더 찝찝함을 느끼게 하거든요. 그런면에서 푸켓의 바다는 우기만 아니면 따가운 햇볕 덕에 습한 기운과 비릿한 냄새가 거의 없는 편이라 편하게 바다를 자주 오가곤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일하러 간다는건 안비밀이지요. ㅎㅎ

누군가는 바다에 대한 로망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바닷가 마을에서 살아서 큰 감흥은 없는 편입니다. 바닷가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피서철에도 바다 대신 숨겨진 근처 계곡을 찾곤하죠. 후훗.



그랬던 추억이 있어서 그런지 저는 바다보다 계곡이나 산을 훨씬 좋습니다. 공기도 좋고 그늘도 좋고 초록초록한 모든 것이 저에겐 힐링 포인트입니다.



달둥이가 동네 산책만 줄창 해대느라 지겨움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기에 아주 오랜만의 외출을 다녀왔습니다.



바로 까투(Kathu) 지역에 숨어있는 폭포인데요. 이곳은 전에도 신랑과 몇 번 왔던 곳이기도 합니다.

당시 많은 기대를 가지고 갔다가 북한산 둘레길 뺨치는 계단에 신랑이 많이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지요. ㅋㅋ 그래서 다시 가보자고 이야기를 꺼냈을 때 선뜻 오케이를 외쳐준 신랑에게 내심 고마웠습니다.



남똑까투(นำ้ตกกะทู้)

'남'은 물을 의미하고 '똑'은 떨어지다라는 뜻입니다. 두 단어를 합치면 떨어지는 물, 즉 폭포라는 합성어가 탄생하는 거지요. 이런 단어 조합은 표현하는 것조차 우리나라 말과 비슷한 점이 은근히 많습니다.




구글맵 평점을 보면 그다지 높지 않죠? 그럴만한 이유가 몇가지 있는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한 마디로 우리가 생각하는 계곡이나 폭포와는 전혀 다른 환경 때문입니다.

1. 폭포 규모가 작아도 너무 작다. 물놀이할 수 있는 폭포 스팟은 가정용 풀장 수준.

2. 폭포에 가려면 재미없는 계단을 미친듯이 올라가야 한다.

3. 폭포 물색이... 빨래를 헹군 첫번째 구정물색을 띤다.

4. 약을 아무리 뿌려도 모기와 개미의 습격를 피할 수 없다.

5. 사방이 가려진 뷰라서 풍경도 기대하면 실망이 크다.


하. 지. 만!

저희는 이미 모두 알고 간 부분이기 때문에 상관은 없었습니다.

이런 구린 환경(?) 때문에 관광지임에도 사람이 많지 않아서 달둥이와 목줄 없이 다닐 수 있는 저희에겐 아주 좋은 환경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들 덕에 대낮에도 달둥이가 발바닥을 땅에 대고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초입엔 작은 구름다리가 있어요.

동남아의 산답게 벌써부터 울창하게 나무들이 우거져 있습니다.

만약 저희처럼 강아지를 데려가시는 분들은 이곳 초입에 터줏대감 강아지 2마리가 목줄 없이 24시간 지키고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특히 해가 진 저녁 시간에는 반려견을 데려가지 않으시는게 좋겠습니다.



저희 달둥이는 밖에만 나오면 워낙 쭈글쭈글 쭈그리 모드라 산책로(?)까지 무사히 통과했지요. 자세히 보시면 계단을 올라가는 모양새가 좀 특이하죠? 어릴때 계단을 많이 접해보지 않아서 아직도 계단을 토끼처럼 뛰어서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가다가 혼자 부딪히기도 하구요. ㅎㅎ

또 삼천포로 빠지자면, 달둥이는 저 덩치(무려 12kg)임에도 아직 침대나 쇼파에 혼자 올라가지도 내려오지도 못한답니다. ㅋㅋ 스피츠견종이 슬개골 탈구가 잘 생긴다길래 낮은 계단만 오르게 하고 높은 침대에는 스스로 올라가게 하는 습관을 안들여줬더니 지금까지도 못올라가고 있네요. ㅋㅋ 그래도 오르락 내리락할 때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다고 해서 계단은 꾸준히 혼자 하도록 시키고 있어요.



새로운 곳에 오니 미친듯이 킁킁이 모드인 달둥이.

나름 운치있는 계단이라 이쁘게 사진 좀 찍어줄랬더니 신랑이 카메라를 보라고 가리켜도 신경도 안씁니다. ㅋㅋ



이곳이 첫번째 폭포가 있는 곳이에요. 계단을 오르다보면 이렇게 중간중간 작은 폭포와 자쿠지같은 작은 계곡이 형성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수영을 하고 물놀이를 합니다.

저 멀리 데이트중인 남녀. ㅎㅎ



근데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의 색이 이렇습니다.

뜨하...! 너무 탁하고 더러워보여도 소금쟁이와 작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깨끗한 물이랍니다. 이 물색이 너무 꾸리꾸리해서 실망하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하긴... 저희가 오랜만에 와서 다시 봐도 들어가서 수영까지하기엔 썩 내키지않는 때깔이었어요.



계단에 달팽이 색이 특이해서 찰칵!



이런 계단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습니다. 대부분 첫번째 폭포에서 실망하고 턴빽입니다.

저희는 초창기때 위로 갈수록 물 색깔도 다르고 더 쾌적해질줄 알고 계속 올라갔었는데요. 첫번째 폭포쪽이 제일 잘 꾸며놓은 거랍니다. 위로 올라가도 물 색깔은 그대로이고 공간만 더 협소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도 모기때문에 오랜시간 머물지는 못하고 금방 내려왔는데요. 달둥이 계단 운동도 시키고 새로운 냄새도 맡고 저희도 좋은 공기로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달둥이가 좋아하는게 보여서 더 흐뭇했습니다.

푸켓에 대강 6~7개 정도의 폭포가 있다는데 다음엔 다른 곳도 다녀와 보려고 해요. 다녀와서 솔직한 후기 올려보겠습니다.

이웃님들 모두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 :)

  1. 휴식같은 친구 2019.01.02 23:17 신고

    바다가 고향이군요.
    전 바다가 왜케 좋은지 모르겠어요.
    노후에는바닷가에서 이쁜 집짓고 사는게 꿈이랍니다.
    달둥이와 즐겁게 산택할 수 있는 폭포군요.
    잘 보고 갑니다.

    • Anchou 2019.01.04 02:23 신고

      네, 너무 많이 보고 자라서
      전 감흥이 없는데
      딱 하나 사진이 멋지게 나온다는 점 때문에
      아직도 바닷가에 사나 봅니다. ㅎㅎㅎ

  2. Deborah 2019.01.02 23:21 신고

    우리님도 행복한 2019년 맞이 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달둥이의 좋아하는 모습이 마지막 사진 한장으로 입증이 됐습니다.
    달둥이 배경으로 보이는 다리의 주인공이 남편님이신가 봅니다. 하하하 네 잘 봤고요.ㅣ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져요. 여기와는 다른 느낌이네요.
    우리 아폴로님도 산책을 시켜야하는데요.
    새해들어서 제가 좀 게으름을 피웁니다. 오늘 오후에 데리고 나가 봐야겠네요.

    • Anchou 2019.01.04 02:27 신고

      데보라님,
      항상 따뜻한 인사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달둥이는 싫증을 잘 느끼고 새로운걸 좋아하는 아이라
      어디든 콧구멍에 새로운 냄새를 맡게 해주면
      저렇게 좋아하더라구요. ㅎㅎㅎ
      아폴로님도 오후엔 더 행복했겠어요! ^^

  3. 버블프라이스 2019.01.03 05:44 신고

    오! 까투 폭포(Kathu waterfall)에 다녀오셨군요? 뷰가 가려져 있어 풍경 사진을 찍기에는 좋지 않지만 달둥이가 좋아하는 사진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달둥이와 산책도 하시고 남편분과 힐링을 잘 하고 오셧을것 같습니다

    • Anchou 2019.01.04 02:28 신고

      너무 짧게 다녀온건 아닌가 싶어요. ㅎㅎㅎ
      모기들 때문에 계속 국민체조를 하면서 움직이다가 5분도 채 못버티고 내려온건 안비밀이랍니다. ㅎㅎㅎㅎ

  4. 청결원 2019.01.03 07:38 신고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 Anchou 2019.01.04 02:30 신고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결원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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