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푸켓은 지금 13일 자정, 엄격하게 말하자면 12일 밤 10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통금 명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생필품 구입과 응급 환자를 위한 sub-district 내의 이동은 허용되지만 그 이상 이동 시에는 통행 허가증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 통행 허가증은 의료진, 물품 배송 업무, 환자 이송 등의 공적 업무를 위한 사람들에게 발급해주는 것 같은데 저희는 해당 사항이 없는 관계로 그냥 자택내의 자가격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저희 마을 초입이 Chalong과 Vichit 지역의 경계인지라 검문소가 설치된 상태이고 양방향 도로를 막고 24시간 이동을 통제 중입니다. 일단 이 규제는 2주간(26일까지) 시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만 중간에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푸켓의 상황은 태국 내에서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우한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증가수도 가장 가파른 편이기도 하고 세계적인 관광지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거주 또는 관광을 위해 이곳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방역의 복병이 된 퐈랑 관광객들, 빠통에서
특히 관광 목적으로 온 서양인들(Farang, 태국어로 '퐈랑'이라 부릅니다)이 바이러스 확산에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태국인들 사이에 퐈랑들의 (마스크 안쓰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태국 자체에서 요청하는 캠페인을 무시하는 태도)비협조적인 모습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한 정부 대변인은 '더티 퐈랑'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불편함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초기 정부에서는 마스크 착용하기, 술 파티 자제 등을 권고했었지만 관광하러 온 사람들에게 그 말이 들리겠습니까? 그냥 무시하고 설마... 바이러스는 나를 피해갈거라는 모자란 마인드로 하고싶은 활동은 다 하고 다니다가 결국 푸켓 최고의 핫 플래이스라 불리는 빠통의 '방라로드'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퐈랑 관광객을 중심으로 그들과 어울렸던 술집 여자들... 그리고 퐈랑들의 특징 중 하나는 활동 반경이 대단히 넓다는 것. 푸켓 전지역을 다니면서 그야말로 슈퍼 전파자가 됩니다. 또 한 가지, 빠통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태국인들의 주거지가 바로 Chalong이라는 지역입니다. 보균 상태에서 많은 현지인들과 접촉했을테니... 이후 한마디로 푸켓은 난리가 났습니다.
푸켓 정부에서는 모든 비치를 폐쇄
푸켓 정부에서는 모든 국립공원과 공공장소의 폐쇄를 발표하고 비치 폐쇄를 발표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정부의 발표를 무시하고 비치에서 햇볕을 즐기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페이스북에 많이 오르면서 또 한 번 공분을 사게 됩니다.
가장 먼저 Lock down한 빠통
빠통에서 집단 감염이 확인된 후, 푸켓 정부는 즉시 방라로드 자체를 폐쇄시킵니다. 그러나 의지의 외국인들과 일부 태국인들이 이번엔 밤바다에 삼삼오오 모여 술파티를 벌이게 되면서 푸켓주 정부는 드디어 강력 대처를 선포합니다. 처음엔 빠통 초입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빠통 출입을 제한했습니다. 그 조치에도 불안해진 정부에서는 아예 빠통 지역을 폐쇄시켜버립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빠통지역의 이동을 막아버리고 가가호호 방문해서 열체크에 들어갑니다. 거기에서 60여명 가량의 의심환자를 추가로 선별해내게 됩니다.
강력한 통제 시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에게 벌금 또는 체포 등의 강력 조치를 시행합니다. 그리고는 몇 명의 퐈랑들이 체포되죠. 이 덕분에 드디어 퐈랑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게 됩니다. 역시 자유를 누리는 것에도 자격이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확산세가 우려스러운 지역 몇 곳을 빠통과 같이 폐쇄시킵니다만 큰 실효가 없었습니다.
이에 퇴근 이후의 시간인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의 통금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술파티는 확실히 줄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 또는 빌라 등에 모여 굳은 의지를 가지고 술파티를 벌이는 사람들이 적발된걸 보면 이 규제도 100%의 효과는 거두지 못했습니다.
태국의 가장 큰 명절, 4월 쏭크란...Stay at home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인 쏭크란, 쏭크란은 태국 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주마다 다르지만 보통 일주일 정도 물축제를 즐깁니다. 길거리에서 서로 물을 뿌리면서 복을 빌어주는 가장 큰 축제이자 가장 관광 수입이 큰 기간이기도 합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 기간을...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태국 정부에서는 주의 재량에 맡긴다는 발표를 했었고, 이에 푸켓은 쏭크란을 거주 중인 sub-district 내에서 작게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었습니다.
복병, 헝가리 남성의 죽음 후 코로나 확진
그리고는 바로 그 다음날 관광객인 헝가리 남성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현장에서 사망한게 아니라서 병원으로 이송해서 여러 조치를 취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남성이 사망 후, 부검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서 하룻밤 사이에 그와 접촉한 의료진 100여명은 난리가 났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다음날 태국에서 유일하게 푸켓주만 2주간 24시간 전 지역민을 대상으로 셧다운을 실시한다는 공고가 내려졌습니다. 쏭크란 축제 이야기는 쏙 들어간 셈이죠. 다행이도 태국 정부에서는 다시 쏭크란은 집에서 간소하게 지내야한다는 공문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최후의 방법, 푸켓 전지역 폐쇄
모든 방법을 총 동원 중이지만 우한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자 푸켓은 태국에서 유일하게 전 지역간 폐쇄라는 초강력 조치에 들어갑니다. 이미 다른 주로 이동하는 길목은 선별 진료소를 설치 후 통제 중이고 방콕으로 가는 항공편은 모두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 조치와는 별개로 최후의 방법은 바로 2주간 자가격리를 하면서 24시간 집에 있으라는 건데요. 발표 내용에 따르면 2주 기간 동안 선별 진료 공무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해서 체온을 재고 열이 있는 의심환자는 국가 시설로 데려가서 격리시킨다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에 찬반이 갈리는 상황(그 의료진들이 감염시키는건 아닌가 하는 우려)이라 또 어떻게 변경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일단 푸켓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총 188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구요. 이 중에서 80명 이상이 빠통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오늘은 Bangtao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 7명이 추가되었구요.
저희 부부는 집돌이, 집순이인지라 아직까지 큰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오늘은 늦잠을 자고 있는데 아침 일찍부터 밖이 시끌시끌하더라구요. 차량 확성기를 통해 방송이 시끄럽게 나오더니 누군가 집 초인종을 누릅니다. 띵동!
급하게 나가보니 통장 아저씨의 트럭에 구호품을 잔뜩 싣고 마을 분들이 격리 중인 주민들을 위해 집집마다 구호품을 나눠주고 계셨어요. 이건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나누어주는 구호물자인가 봅니다. 아침부터 열일하고 계신 동네 분들께 감사드려요.
여권을 보여주고 집이 자가인지 렌트인지 확인 후 구호품을 받았습니다.
또 난리가 난 달둥이. ㅎㅎㅎ
자다가 일어난 신랑 머리가 너무 꼬깔콘 같다며 모자이크를 원해서 해드림. ㅎㅎㅎ
뭔가 묵직한게 들어있다 했더니 쌀 5kg과 액젓, 식용유, 마마라면, 통조림 8캔이 들어있네요!
요즘 집에만 얌전히 있어도 이런 감사한 일들을 자주 겪고 있어요.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저희는 2월부터 촬영이 뚝 끊긴 상태였는데 감사하게도 비치 폐쇄 전날까지 현지에 거주중인 교민분들의 촬영을 간간이 할 기회가 있었고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디자인 일을 의뢰 받게 되어 그 일과 귀국 후에 사업자를 낼 준비 등(홈페이지, 로고 디자인...등)을 하느라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고 있답니다.
저희 이웃님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우한 바이러스로 달라진 일상에 어떻게 적응 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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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켓이 완전 차단된 모양이네요.
갈수록 태국상황도 심각해지고있어 걱정입니다.
구호품까지 나누어주는건 심각성을 알만 하네요.
답글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강력하게 규제해서 그런지
규제에 비해서 아주 심각한 상황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ㅎㅎ
저는 방콕 사는데요, 푸켓이 이 정도로 난리일줄은 몰랐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저는 지금 푸켓에 있어야 하는데ㅠ 이 난리가 빨리 끝나기를 바랄뿐이네요. 건강유의하시길!
답글
감사합니다.
방콕에 계시는군요. 푸켓에서는 방콕이 더 위험하다고 인식되고 있어요. ㅎㅎㅎ
아마도 인구 밀집지역이 더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어디에서든 서로서로 건강히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당~~!
답글
감사합니다.^^
포스팅 잘보고가요
답글
오늘도 감사합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정말 😓
답글
생각보다는 지낼만하답니다. ㅎㅎㅎ
이런 시기에 여행을 간 사람들 자체가 정상이 아닌 사람들이라 기본적인 것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아요. ㅠㅠ
푸켓지역도 잘 하고 있어요. 격리생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구호품도 나눠주고요.
빨리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갔으면 합니다.
답글
맞아요.
이런 시기에... 푸켓에 관광비자로 체류중인 외국인이 4000여명이라고 하더라구요.
정말 뜨헉이죠?
퐈랑들 비협조적인거보면 너무 화나요. 생각이란게 있나 싶기도하고 휴~
답글
네, 저 아는 지인도 오리지널 캐나다인인데 페북에 가족 여행으로 방콕에서 4일 머문 후 한국 간다는 피드를 보고
완전 돌직구를 날려버렸답니다.
포스팅 감사히 보고 가요!
답글
감사합니다.^^
구호품까지 배달되네여. 여기는 구호품은 배달은 없지만, 집에 있기를 권장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말을 안들어요. 그런 아이들을 집에 붙잡아 둘 수도 없고요. 지금 다들 한 마음으로 이 바이러스를 퇴치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답글
맞아요.
아이들은 어려서 통제하기 어렵다 해도
여기는 어른들이 말썽(?)이라서 조금 답답하더라구요. ㅠㅠ
코로나 빨리 사라진다면 좋겠네요 ㅠㅠ
답글
네, 얼른 백신이 확실히 개발 완료되어서
시중에 풀리면 좋겠어요!
남자입니다.아직 부족한점이 많아서 배울려고 여러분들꺼 서칭하다 들어오게되었어요.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언제 시간되실때 제 블로그도 놀러와주세요.괜찮으시다면 구독눌러주세용! 바로 맞구독 하겠습니다. 요새 코로나 때문에 힘드실텐데 건강 잘 챙기세요:)
답글
에고,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태국상황은 몹시 심각한가 보네요.
태국관광하면서 너무 즐거웟던 터라 들어오게 되었어요.
구독하고 가요! 코비드 조심하시구요.
답글
먼저 감사합니다.
태국은 5월 1인부터 락다운이 풀리는데
주별로 주 상황과 주정부의 재량에 따라 더 연장하는 곳도 있다고 해요.
감염자수에 비해서 조치를 강하게 하고 있어서
심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훨씬 안정적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