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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TV+영화 이야기

코팅 프라이팬의 어두운 비밀 : 다크 워터스(Dark waters, 2019)

by Anchou 2020. 4. 25.

다들 집집마다 어떤 프라이팬을 사용하시나요?

저희 집은 늘 코팅 프라이팬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코팅 프라이팬은 코팅이 벗겨지면 금속 부분에서 몸에 해로운 물질이 나온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영화를 보고 코팅 프라이팬과 '듀폰'이라는 회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다크 워터스(Dark waters).

2008년 뉴욕 타임즈에 실린 거대기업의 악행과 그에 맞서는 변호사 이야기를 토대로 그려진 실화이자 현재 진행형인 법정 드라마물입니다. 2019년 11월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이후 올해 초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었지만 코로나 사태의 여파에서인지 12만이 조금 넘는 부진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말이죠.

어제 신랑과 이 영화를 본 후의 소감은 "이런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봐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미국 거대기업인 화학회사 듀폰사에 맞서 20여년 넘게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변호사 롭.

꽤 잘나가는 로펌에서 오직 실력만으로 서서히 인정을 받게될 즈음 고향 마을에서 농장을 운영하던 테넌트라는 할아버지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미 그의 농장에서 키우던 190마리가 넘는 소들의 무덤을 보여주며 자신의 농장에 일어나고 있는 심상치 않은 일들이 마을에 들어선 폐기물 매립지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합니다.

죽은 농장의 소들 장기는 종양이 생겨 부풀어있고 죽지 않은 몇몇 소들은 눈이 뒤집혀 사람들 공격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롭의 고향 마을은 오래 전부터 듀폰사가 공장을 세우고 매립지 등을 만드는 대신 지역 마을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러 시설과 혜택으로 지역 경제의 주축이 된지 오래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전염병 때문일거라 생각했던 롭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눈앞에서 주인을 공격하려던 소의 죽음을 보면서 이 일에 대해 제대로 조사를 해봐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발견된 더 큰 문제는 마을 사람들에게도 원인 모를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로펌과 공생 관계이자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듀폰사를 조사하는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내부적인 반대에 부딪히는 것은 물론 공신력이 있다는 국가기관의 연구 결과 마저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잠재적 피해자인 마을 사람들 마저 당장 그들의 생계와 직결된 듀폰사에 등을 지고 롭의 편에 서기는 커녕 롭에게 듀폰사의 피해자라 증언했던 사람들을 테러하거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도록 괴롭히기까지 했습니다.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롭은 계속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지속했고 그 원인을 찾아내고야 맙니다. 바로 PFOA와 C8이라는 화학물질.

이 화학물질은 사람에게 노출될 경우 6가지의 중대 질환을 야기시키지만 환경부와 보건부에서는 애초 이 물질을 등록조차 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유해물질인지 유해물질이라면 그 안전 기준량이 어떻게 되는지 규제가 없었던 겁니다. 그렇다면 이 물질은 어디에서 나오느냐.

바로 혁명적인 프라이팬이라고 주부들 사이에 날개 돋힌듯 판매되던 코팅 프라이팬의 코팅 물질과 이 물질을 만들면서 배출되는 유해 물질이었던 것.

이미 전세계 99%의 사람들이 PFOA에 오염되었다

듀폰사에서는 '테프론'이라는 상표를 달고 이 코팅 프라이팬을 판매했을 뿐만 아니라 가히 혁명이라 불렸던 PFOA라는 이 물질은 콘텍트렌즈, 우비, 페인트 등 방수 코팅이 필요한 대부분의 제품에 이미 전셰계적으로 사용된 상태였습니다.

롭은 급기야 국가기관에 정식적인 문제 제기와 집단 소송을 준비하기에 이릅니다. 듀폰은 이미 PFOA와 C8 물질에 대한 위험성(종양, 암 발생과 기형아 출산)에 연구 결과로써 모두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를 묵인하고 생산과 유통을 시켰다는 내부 문건까지 밝혀지게 됩니다. 그러나 국가기관 마저 잘못된 정보로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듀폰사의 잘못을 덮으려 합니다.

기나긴 법정 싸움

이와 관련된 법정 싸움은 벌써 20여년째 1900여건의 피해 사례에 대해 각각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몇 년이면 끝날줄 알았던 소송은 듀폰사와 관계된 국가 및 연구기관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당장의 자본주의에 매수된 우매한 마을 사람들로 인해 현재까지도 끝나지 않는 싸움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긴 법정 싸움이 지속되는 동안 농장 주인인 테넌트는 결국 관련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롭 역시 엄청난 스트레스와 로펌의 압박,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겪게 됩니다.

다행인 것은

첫째, 롭 덕분에 아무도 엄두내지 못했던 거대 기업의 악행이 세상에 드러났다는 것이고,

둘째,20여년이 지난 오늘날 영화화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랐던 엄청난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

셋째, 반대했었지만 피해로 고통받던 고향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피해 보상을 받고 있다는 것.

넷째, 결국엔 어떤 방식으로든 듀폰사의 악행이 지속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것입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고 이로 인해 롭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희생과 고통을 당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이래서 필요하구나 느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사용하긴 불편해도 스테인레스 프라이팬으로 바꿔야할까 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사실적인 연출 덕분에 더 몰입해서 보게 되었어요. 공의와 개인의 희생, 그리고 자본주의 앞에서 눈을 가리는 안타까운 사람들을 보며 지금의 현실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구요.

진지한 몰입감 있는 영화를 찾으신다면 공익적인 이 영화 정말 강강강추합니다!!!

댓글10

  • 빅토리No1 2020.04.25 02:13 신고

    미국엔 제약 하고 총기쪽에 음모론이 심하다고 하던데 그런 모티브 삼아 만든 영화같네요?^^
    한번봐야겠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ㅋㅋ
    답글

  •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테플론의 유해성은 꽤 오래 전부터 있었어요. 테플론 제품 경고 중에서 새를 키우는 집에서는 사용을 주의하라는 문구가 있을 정도니까요. 새가 테플론 독성에 취약하거든요. 그럼 당연 사람한테도 안 좋은데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서 그냥 판매하더군요. ㅠㅠ 독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지나치게 민감한 이상한 사랑으로 몰면서요. 좀 불편하긴 해도 코팅 팬 쓰는 게 싫어서 울집에서는 되도록 쓰지 않은지 꽤 오래 되었어요.
    답글

    • Anchou 2020.04.25 18:27 신고

      미국내에서는 유명한 (악덕?)기업인가보네요.
      저희도 지금은 코팅팬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영화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아서
      나중에 한국 가면 주물팬이나 스테인레스팬으로 바꾸려고 해요. ㅠㅠ

  • HL소망의빛 2020.04.25 08:56 신고

    스토리 구성이 정말 흥미롭네요~
    저도 한번 봐야겠습니당~
    답글

  • 스토리가 재밌겠어요.
    네플릭스에 올라오면 봐야겠습니다.
    답글

  • nimodo 2020.04.28 00:27 신고

    이런 영화는 널리 알려야해요.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신념을 지켜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준 분들께 감사하게되는 영화네요. 꼭 봐야겠어요~~ 마침 프라이팬 바꿔야하는데 고민이 많아졌어요...
    답글

    • Anchou 2020.04.28 03:11 신고

      저는 확고히 스테인레스 팬으로 결정했어요!
      알아보니까 예열만 충~분히 해주시면 늘러붙는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