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의 일이다.
어느 손님이 내가 촬영한 자신의 손이 예쁘지 않다며 다른 사진을 요구했다.
예전이었더라면 나는 더욱 사무적인 말투로 '이 각도의 손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촬영한 것이다' 라고 말했겠지만 0.1초도 안되서 나온 나의 대답은
"그럼 손을 더 갸름하게 만들어 드릴게요" 였고 그 손님은 나의 답변에 굉장히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뭐가 정답이었을까?
이 작은 에피소드가 이후 자꾸 맘에 걸렸다.
내가 지금 무슨 사진을 찍고 있는건지 부끄러웠다.
상업 사진은 서비스업의 하나이니 고객의 입맛에 맞게 최대한 맞춰주는게 맞겠지만
내 사진과 스타일을 보고 나를 선택한 고객이 자신에게 맞게 내 스타일까지 바꿔달라는 요청을 할 때면 왠지 모를 회의감에 빠지게 된다.
일 하다가 그냥 푸념 하나 털어놓고 간다. 총총
'세상 이야기 > 나의 사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객 니즈와 나와의 괴리감 (10) | 2019.01.18 |
---|---|
여긴 나의 사진 이야기 (12) | 2018.10.26 |
-
-
-
서비스 업종 전문가 입장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음악가도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음악이 아닌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든다고 해요. 저도..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해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ㅎㅎ
대처는 정말 퍼펙트하게 잘하신 것 같습니다^^ -
-
ㅎ 일에서 얻는 회의감이네요.
고객의 니즈를 부당한것이 아니라면 들어주는게 맞다고 생각하는것이 제일 편할듯 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